한국기행 영덕 강구항 향화씨네 과메기(+ 힘들어도 슬퍼도 굳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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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2부 ‘힘들어도 슬퍼도 굳세어라!’는 한겨울 동해의 새벽 공기처럼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1월 6일 밤, 화면은 영덕 강구항의 이른 새벽으로 열립니다. 막 배에서 내려온 생선들이 경매장으로 모이고,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이향화 씨의 손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갓 잡아 올린 생선을 경매로 받아 싱싱함을 그대로 품은 채, 청송의 오일장 세 곳을 오가며 30년 넘게 회와 생선을 팔아온 삶의 무게가 담담히 그려집니다.

남편과 함께하던 일이었지만, 1년 6개월 전 뇌종양으로 떠나보낸 뒤로는 홀로 장을 돕니다. 수조차를 오르내리며 무거운 생선을 나르고, 손님 한 분 한 분께 정성껏 설명하는 모습에서 장사의 기술보다 삶의 태도가 먼저 느껴집니다.

생전 한없이 다정했던 남편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면 여전히 눈시울이 붉어지지만,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는 곁을 지켜주는 가족 덕분입니다.
아들 부부는 아버지가 아픈 뒤 운영하던 태권도장을 정리하고, 부모님이 해오던 과메기를 잇는 선택을 했습니다. 겨울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말려낸 과메기는 비린 맛 없이 고소함이 먼저 올라오고, 씹을수록 바다의 단맛이 배어납니다.
꾸덕한 식감 속에 살아 있는 결이 느껴져 초장이나 마늘, 김과 함께해도 주재료의 존재감이 또렷합니다. 무엇보다 이 집 과메기의 강점은 신선함과 손질입니다.

피와 내장을 깔끔히 제거해 잡내를 줄이고, 말림의 정도를 일정하게 맞춰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장터에서 만나는 손님들의 반응도 따뜻합니다. “여기 과메기는 믿고 먹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단골들은 해마다 겨울이면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습니다.

향화 씨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들 부부를 도와 과메기를 손질하고,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소박한 상 위에 오르는 과메기 한 접시에는 가족의 선택과 연대, 그리고 새해를 향한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음식의 맛을 넘어, 장터라는 공간이 품은 온기와 사람 냄새를 전합니다. 힘들어도 굳세게 하루를 여는 새벽, 슬퍼도 다시 웃음을 건네는 저녁. 그 사이에서 완성되는 과메기는 단순한 계절 음식이 아니라, 시간을 견뎌낸 삶의 증거처럼 느껴집니다.
메뉴표
- 과메기 한 접시
- 과메기 정식(김·마늘·초장·야채)
- 제철 회(계절에 따라 상이)
- 생선 모둠(오일장 판매)
노포 정보

- 상호명: 강구항 향화씨네 과메기
- 위치: 영덕 강구항 인근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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